어 퓨 굿 맨 (A Few Good Men, 1992)
어 퓨 굿 맨 (A Few Good Men, 1992)
감이 오지 않는 제목(소수정예라는 미해병대 표어), 1992년작 이라는 숫자 압박 그리고 법정영화 장르 선입견.
그 모든 압박을 넘어서 지금도 흥미있게 볼수 있는 영화이다.
수십년이 지난 영화이지만 전체적으로 큰 어색함은 없다. 다만, 시대상이 반영된 몇 가지 영화적 설정에서 불편함이 느껴진다.
작중 영관급 장교인 여주인공 면전에서 이루어지는 성차별을 넘어서 성희롱적 발언을 하는 것. 여주인공 변호사의 감정적 호소에 의해 피의자들의 재판이 진행되지만 정작 사건 당일 피의자의 행적 조차 조사하지 않아 패소할 위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여주인공의 몫이다.
검사역과 보조변호사는 자신의 생각과 다른 역활수행의 모습을 보여준다. 검사는 암묵적인 명령에 따른 사고이기에 피의자가 무죄라고 생각하고, 보조변호사는 이유야 어찌되었든 약자를 괴롭혔고 죽음을 불러왔기에 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본인들의 감정과는 별개로 주어진 역활에 충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의 삶 역시 동일한 인과관계에도 각 요소에 다른 무게감을 주어 해석이 다른것을 볼수 있지 않은가. 주어진 역활에 충실하는 우직함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 잘못된 폭력을 자행하는 악의 평범성을 떠올리게 된다.
유명한 변호사였던 아버지(작중에는 수년전 작고)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이 스스로 답을 찾게 해주는 보조변호사도 인상적이다. 우리 역시 스스로 답을 알고 있지만 주저할 때 그곳으로 행동할 수 있게 해주었던 수많은 조력자들을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