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DIOS Essay

유언은 생이 다하여서가 아닌 나와의 마지막 시간에 남긴 말일 것이다.

R`EMEDIOS 2022. 10. 29. 11:15

유언은 생이 다하여서가 아닌 나와의 마지막 시간에 남긴 말일 것이다.

나와 그의 시간은 그와 나의 시간은 같은 시간에 시작하지 못하듯이 같은 곳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의 생존과 관련 없이, 내가 더이상 그의 자취를 찾을 수 없다면 그것으로 그와 나의 시간은 종결된 것이다. 그리고 나와의 시간에서 마지막으로 남기었던 말이 유언이지 않을까?

가을이 저물때 어느덧 내 발아래 스치는 낙엽처럼 당연 한듯, 아무렇지 않은 듯, 의식하지도 못한 그 또는 내가 전한 그와의 마지막 시간에 남긴 것이 유언이라 할 것이다.

그렇게 사소한 마지막을 나는 간직하고 있는가? 
내가 누군가에게 건낸 마지막을 나는 기억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