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박물관에 가는 이유

함께 박물관에 가는 이유

내가 박물관에 데리고 가는 것은 
이 대지에서의 과거를 알려주기 위함도, 처연함을 보여주기 위함도 아니다.
오래오래 기다리며 아름다운 세상을 더 만나고 올 것인데 지난한 세월을 지금부터 마음에 담아 무엇하겠는가.

단지, 세월이 흘러 지금의 시간을 떠올리고 싶을때에 흐릿한 표정과 희미해질 목소리를 기억해내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서 이다.

다른 곳의 풍경은 변하고 기억이 덧대어 변질될지 모르지만,
이곳은 그래도 수십년간은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니까.
시간이 흘러도 이곳의 날카롭게 선명한 풍경, 그때도 변함없을 바람의 속삭임에 기대어
흐릿한 표정과 희미해진 목소리를 조금이나 또렷하게 떠올릴수 있기를 소망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