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DIOS 2023. 3. 11. 12:00

청원

의미 없는 작은 스침의 물결이 
마음에 너울을 만들어 애써 침전 시켰던 것들이 떠올라 나를 흐리게 만든다. 
헝클어진 것들이 장막을 만들어 빛을 가리고 다시금 나를 혼돈스럽게 만들었다. 주체할 수 없는 자신에 부끄럽고 분노한다.

내가 스스로 만들어 쌓여놓은 것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파장의 진폭이 낮아져 흩날리지 못하고, 세월의 압력에 단단한 자갈이 되어 떠오르지 않게 될 뿐이다. 단지, 그 시간이 빨리 오기를 소망한다. 그때가 되면 애써 찾아서 살펴야 볼수 있을 것이니까.

한번씩 퍼붓는 눈은 반드시 그칠 것을 알고 있다. 내 마음의 자취를 덮은 눈들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함에도 쓰라린 가슴을 길게 내쉬는 숨결에 실어서 내뱉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