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DIOS Essay
계획은 완벽했다.
R`EMEDIOS
2023. 5. 27. 11:26
계획은 완벽했다.
막힐 수 없는 도로와 수분의 오차만 있는 셔틀버스.
내려서 도보로 수분내 갈수 있는 강당.
강연 시작 십여분 전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나는 굳건히 믿었다.
의심의 여지없이 계획은 완벽했다.
셔틀버스가 오지 않는다, 도보외 다른 교통편은 없다.
당황스럽고 온갖 잡생각이 떠올랐다.
'가지 말까?', '뭐 별거 있을까?'
'굳이 이렇게 공들여 가야하나?'
한참을 속으로 사설을 늘여놓는 사이 도착한
20분을 늦은 버스에 무심히 올랐다.
강연은 서막을 지나 내달리고 있었다.
멋쩍게 앉을 자리를 찾는데, 공교롭게도 비어있는 좌석은 맨 앞줄 뿐이다.
그렇게 눈과 귀를 방해하지 않고 오롯이 강연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인생은 이토록 알수 없는 우연성으로 만들어지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