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DIOS 2023. 8. 4. 15:32

기억

우연히 누군가와 함께 찍힌 사진들을 보게되었다.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시간이고 사진속은 분명 과거의 나의 모습이지만 그 시간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사진 한장이 그때의 침전된 기억을 불러올만도 한데 아무리 애를 써도 무엇도 떠오르 않는다.
만남 마저도 부정될 정도로 기억은 창백하다. 마치 합성된 사진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만남의 시간에 나눈 이야기를 전부가 아니라도 몇 개의 단어만이라도 적어두었다면 어떠하였을까?
그랬다면 그때로 돌아갈 수 있었으리라. 이 사실을 많은 시간이 지나고서야 알게 되었다. 
그러나, 슬프게도 이제는 다시는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

누군가 어린시절 수년간의 일기를 버렸다는 말에 아쉬움이 들었던 것도,
그 기록이 그때의 시간으로 돌아갈 유일한 방법이었음을 이제는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