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DIOS
2023. 9. 29. 16:38
인연
수십년 지기를 떠나보냈다는 글들을 온라인에서 종종 보게 된다.
본인도 슬픔에 위로 받고 싶고, 떠나보내는 이유에 대한 자기합리화를 얻기 위해 글을 적었을 것이다.
용납할 수 없는 자신의 역린을 건드렸다면 글을 적지 않았으리라.
과거의 인간은 한정된 공간에서 적은 수의 사람을 만나고 살았다.
삶의 방식도 유사하며 서로 많은 것을 공유하고 가까이 있었기에 오해가 생겨도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시대는 다르다. 물리적 거리 뿐만 아니라 삶의 방식 또한 각기 너무도 다르다.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내가 아니듯이 그 또한 내 기억의 그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내게서 과거의 시간을 떠올릴수 있는 그대.
그 사람으로 나의 과거의 추억을 떠올릴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을까?
인간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다.
과거의 은혜보다 현재와 미래에 자신에게 무엇을 해줄수 있는지를 생각하는게 인간이다.
인연에는 유통기간이 있다.
나와 그의 시간이 달라졌다고 하여, 정리하기 보다는 후에 반갑게 인사할 수 있도록 좋았던 기억을 떠올려 보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