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DIOS Essay
도려진 시간
R`EMEDIOS
2024. 11. 6. 18:19
도려진 시간
현재와 당분간의 앞으로도 쓸모와 효용성이 없는 오래된 물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구입할까 고민하다가 도무지 합리적인 이유를 찾지 못해 멀리했다.
그러함에도 계속 아쉬움이 남았다.
무엇때문에 그러한지 되뇌어 보았지만 도무지 떠오른 것이 없다.
그러던 어느날 어딘가에서 15여년 전의 몇 차례에 걸친 내가 올린 질문글을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그때의 그 물건에 대한 문의들. 심지어 전시 매장에서 직접 보고 만져보고 했다는 내용도 있다.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생각으로 끝나지 않고 글로 적어 각인되고 반복되었던 시간이었음에도 도려낸 듯 사라졌다.
그때의 기억이 산산히 부서졌으나 침전된 조각의 일부가 잠시 반짝였던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