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향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떠오를 거라 생각했다. 무거운 공기, 비라도 맞은 듯 눅눅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를 마주하면 비로소 나타날 것이라고. 그러나 날 조여 오는 이 바람은, 불투명한 창 너머 아른거리는 그림자의 윤곽만 더욱 짙게 만들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