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연필을 들다.
연필을 다시 꺼내게 되었다.
기억 저편의 유물 같은 이것을 다시 쓰게 된 것은 아동들의 필기구로 연필에 쓰는 것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왜 어린이들에게 연필을 쓰게 할까?
과거와 달리 좋은 필기구가 많은 시대인데 깍아야 하고 잔존물 처리가 필요한 연필이었을까?
관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다양한 필기구가 존재한다.
교정을 위해 지우개로 지워서라고 하기에는 지워지는 저렴하고 구하기 쉬운 대체 필기구가 많다.
아동기에 연필을 쓰는 이유는 연필이 잉크펜과 달리 미끄러지지 않고,
미끄러지지 않지만 심이 부러지는 샤프와 달리 심이 굵어서 부러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필은 다른 필기구 대비 마찰력이 강해서 손에 힘을 준 상태로 미세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손근육이 발달한다고 한다.
종이에 연필로 쓴 직후에는 지우개 같은 마찰로 지워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날아가는 잉크와 달리 종이에 박힌 흑연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아이들이 쓴 글을 수년간 보존할 일은 없을 듯 하지만)
연필이 다른 필기구 보다 나은 장점 중 마음을 움직인 것은 연필의 마찰력이었다.
글쓰기를 자주 하지 않다보니 볼펜은 내 의도와 무관하게 자기 갈길을 먼저 가버렸고
나의 글씨는 모양을 떠나서 문자 식별이 불가능한 지경이었다.
펜보다는 힘을 주어야 하는 연필이 나의 글씨교정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선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