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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Absolution
함께했던 시간을 나의 기억으로만 되뇌이고 있음에 슬퍼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시간이 앗아가 버린 기억나지 않음에 괴로워 한다.
그를 비추는 여명의 반대편에 놓인 긴 그림자를 그와 이야기 할수 없다는 것에
그리고 그는 더이상 기억하지 못할 것에 슬퍼하였다.
시간이 흐르고,
문득 그때의 풍경이 떠오르지만 과거 시간의 모습은 아른거릴 뿐 기억나지 않는다.
선명한 주변의 모습과 달리 희미한 형상만 흔들린다.
내 기억은 시간속에 혼탁해졌다.
낙엽이 떨어지고 대지가 눈으로 잠겨도 그 사이로 꽃이 피어나듯 또렸하게 떠오를것이라 확신했다.
헛된 믿음이었다.
기억은 영원하지 않다. 당연히 알고 있는 이 사실은 나는 애써 외면하였는지 모른다.
우리의 기억의 빛은 너무나도 약하고, 나의 언어는 시간속에 혼탁해져간다.
과거의 시간은 지금을 만나지 못하고 그렇게 서로를 스쳐, 그대로 다른 틈으로 영원히 사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