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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올라
어떤 장소에 대한 막연한 갈망은 상상의 세계를 만들어 낸다. 그곳에 당도 했을 때 생각에 미치지 못하는 풍광을 마주하면 그곳에 도달하기 까지의 허무했던 시간까지 더해서 쓰라림이 밀려온다.
아니면 도달하기 까지의 고통으로 풍광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나의 간절함이 실존하는 그 이상으로 만들어 놓았지만 에초에 그곳 역시 내가 가늠할 수 있는 세계의 일부였던 것이다. 내가 상상했던 그곳은 처음부터 닿을 수 없는 곳이었다. 그곳에서의 실망감은 내가 속한 세계를 가진 그곳의 익숙함에서 비롯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