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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ma DP1 세번의 고장
2008년에 출시한 거의 20년이 다된 전자식 카메라라 고장이 날법도 하지만
이보다 오래되고 기계적 구동이 복잡한 카메라와 렌즈들도 외부적 문제는 있을 망정
내부적 문제 없이 아직까지 잘 쓰고 있다보니 DP1의 각기 다른 이유로 세 차례 고장은 유별나다고 느껴지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이 녀석은 기능적으로는 당대보다 떨어질지 모르나 내구성과 내후성은 신뢰가 필요한 나름 고가에 속하는 카메라였다.
각기 다른 고장이지만 세 차례 모두 렌즈모듈과 관련이 있다.
단초점 렌즈를 채용하여 화각이 변화되지 않아서 물리적 가동범위가 넓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부피를 줄이기 위한 경통 가변이 폭이 길어지는 침동식 구조라 물리적으로 내부 FPC에게 무리를 주는 형태이다.
침동식 구조의 결함을 알고 있고 렌즈가 교체되지 않는 형태라 렌즈 문제시 전체 사용이 불가능 하기에
경통쪽은 충격이 가지 않게 커버도 씌우고 행여나 본체 틈으로 먼지가 들어가지 않게 모터부 틈은 막아서 사용하였다.
그렇지만 설계상 FPC를 가동폭의 여유를 두지 않고 만들어 두어서 단선이 되는 첫번째 고장이 발생했다.
그리고 어느날 자동초점이 되지 않는다.
후면 렌즈단이 이동하면서 초점을 잡는 듯 한데 모터작동음은 들리지만 후면 렌즈단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초점거리와 조리개가 기계적으로 조절되면 수동초점으로라도 쓰겠지만 침동식에 전자식이라 불가능하다.
세 번째는
갑자기 화면 화면 절반이 검어지더니(뒤쪽 렌즈가 이탈한 것이다) 그뒤로는 경통이 움직이지 않는다.
안에서는 묘하게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난다.
모터(Stepping Motor 추정)가 작동을 멈추면서 렌즈 구동부터 이탈한 것이다.
정황상 설계상의 결함이 의심되지만 그로 인한 답답함 보다는
부속 보유기간이 한참 지나서 수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전전긍긍이 앞섰다.
불행도 다행일 수 있는지 유사 문제가 잦아서 부속을 보유하고 있어서 대부분은 국내유통사 수리를 받고 내게 돌아왔다.
수많은 카메라와 렌즈가 있음에도
굳이 이것에 잔존가에 육박하는 금액, 시간을 써가며 고치느냐고 물을지 모른다.
'포베온 X3(Foveon X3)'
조악한 조작능력을 가진 나에게도 가끔은 탄성을 자아내는 선예도와 색을 보여주는
큰 범주의 3종의 센서(초기, Merrill, Quattro)도 그 전을 포괄하는 것이 아닌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포베온 X3(Foveon X3)' 오직 그것 하나이다.